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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월 17일은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날짜이다.
앞으로 계속 연도는 바뀌겠지만, 전역하는 순간의 감각은 앞으로도 생생할 것이다.
너무 애늙은이 소리같이 들릴 게 뻔하지만,
여태껏 살아온 대한민국은 꽤 즐거운 환경이다.
비록, 수능이나 군대 등 나를 힘들게 한 역경도 존재하지만,
그것들을 통해 더 성장해나가거나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정도의 감상으로 내 군생활은 끝나는 줄 알았으나,
전역날로부터 만 1년이 채 되기 전 국가는 다시 나에게 통지서를 보내왔다.
나는 우리학교 klas를 통해서 학생예비군 연대로 편입을 해놨기 때문에
사실상 병무청이 아니라 학교에서 연락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학생 예비군은 1년에 하루, 8시간만 수료하면 끝난다.
이마저도 20년, 21년 예비군 훈련 대체 인강을 수강한 경우(20년, 21년 각 2시간씩)
그리고 20년과 21년에 헌혈을 한 경우(각 1시간씩, 1년에 1회만 인정)
훈련시간이 삭감되면 1인 최대 6시간(2022년 기준)까지 줄일 수 있었다.
물론, 나는 작년에 전역했기 때문에 예비군 훈련 대체 인강을 들을 수도 없었고
헌혈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8시간을 통으로 훈련받다가 나왔다.
예비군을 다녀온 사람은 알지만 훈련은 사실 힘든 게 거의 없다.
굳이 귀찮은 걸 꼽자면 아침 일찍 군복을 입고 변방에 위치한 군부대까지 가는 게 가장 번거롭다.
다만, 시간이 참 안 가기는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훈련소 입대 첫 날과 비슷한 느낌이다.
가뜩이나 나는 내 친한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입대와 전역이 빠른 편이었고, 결과적으로 이번 년도 예비군은 혼자서 가는 꼴이었다.
군대에 있을 때 매일매일 근무 들어가는 건 어떻게 견뎠을까 생각하며 느리게 시간이 흘러갔다.
예비군 훈련에 참여하는 인원은 교통비 명목으로 최대 15000원을 수령할 수 있다.
만일 본인이 점심식사를 먹는다고 신청하면(훈련 당일 아침 입소 신청하면서 물어본다)
식사비를 제외하고 8000원을 받을 수 있다.
군복과 신분증은 당연히 필수지참이고 부대에 따라 보관장소가 작거나 마땅치 않은 곳도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개인 짐을 최소화 하는 것이 좋다. 내가 갔을 때는 훈련이 끝나고 퇴소 신청할 때
현금으로 훈련비를 받기는 했지만 계좌번호를 받아가기는 했다.
원래는 본인 명의 계좌에 이체를 해준다고 하니
반드시 자기 명의의 계좌번호를 외워가야한다.
예비군 조교들은 다 현역 병사들이다. 1년 전만 해도 그들과 같은 입장에 처해 있던 내가
어느새 사회에 나와 여느 예비군들과 같이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자니 뭔가 감회가 새로웠다.
그리고 고생하는 조교들이 참 애뜻하면서 장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격려 한 마디, 작은 선물 하나 해주고 싶지만 괜한 오지랖만 될까
속으로 생각만 하며 그들의 말을 경청해서 들었다.
내가 아무리 격려를 건내준다고 한들 그들에게 진정 위로가 될 수 있을까?
내가 조교들에게 건넨 최대의 존경은 그들의 말을 잘 듣고 따르는 것 뿐이었다.
별 거 안했지만 훈련을 마치고 기숙사에 돌아오니 상당히 지쳐있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군대에서 다짐했던 각오들이 떠오르면서 나름 자극이 되었다.
열심히 군생활을 하는 장병들 모두 건강하게 전역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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