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두 달이나 남았다.
먼저 간 선임들이 모두들 두 달 세 달 남았을 때 얘기했다.
"야, 나 진짜 이제 더 이상 못하겠다."
당시에는 이해가 안됐다. 나는 아직 군생활이 그들과 비교해 한참 많이 남은 상황이었고,
그들이 남은 일수를 하루하루 지워가는 모습을 보면 그저 부럽기만 했다. 그런 상황에서 속된 말로 징징대는
선임들을 보며 저들은 왜 저러는지 공감하지 못했다.
바보같지만 지금의 내가 그들의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최대한 후임들에게 싫은 소리를 안하려고 하지만 간혹 나도 모르게 튀어나올 때가 있다.
내 입장에서 생각하면 나는 후임들보다 빨리와서 더 많은 고생을 했다고 볼 수 있지만
반대로 싫은 소리를 들어야 하는 후임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나는 아직도 까마득한데 저런 말을 하는 건 나를 놀리려는 건가?' 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래서 최대한 자제하려고 하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다.
그렇게 오늘은 늘 하던 행위의 방식을 바꿔보기로 했다.
나는 훈련소 때부터(입대 후 약 1개월) 전역하면 무엇을 해야하나 또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할까 깊게 고민했다.
대체로 고민하고 마음이 복잡해지면 책을 읽고
책에서 나온 똑똑한 사람들이나 내가 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길을 먼저 앞서간 사람들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할 수 있을까?
다시 고민에 빠지는 게 고작이었다.
오늘은 내가 하는 고민들을 글로 남겨보기로 했다.
작은 고민, 큰 고민, 깊은 고민 가리지 않고 내가 생각한 것들을 여기에 적으며
동시에 나가서 무엇을 할 지도 남기기로 했다.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계획이 왜 필요할까? 우리 인생에 계획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대학에 들어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군대에 들어가서 전과 다른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시도하면서 느낀 게 있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이걸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크게는 10년 또는 매년 인생의 계획을 세우고,
짧게는 오늘 하루는 뭐할지를 고민하는 것일까?
계획을 지키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계획이 자주 틀어지기도 한다.
계획대로 됐다고 해서 결과가 예상대로 나오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그런 것을 만드는 이유는
계획이라는 것이 현재 우리 앞에 있는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을 글이나 그림으로 나타내기 때문이 아닐까?
살이 쪘다. 허리가 아프다. 머리가 아프다.
기침이 나온다. 힘이 없다. 피곤하다.
그래서
'새해에는 살을 뺀다'
'새해에는 하루에 2키로미터씩 조깅을 한다.'
'일주일에 세 번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한다.'
계획을 세운다.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싶다. 자취를 하고 싶다.
새로운 차를 사고 싶다.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싶다. 여행가고 싶다.
그래서
'새해에는 저축을 늘린다.'
'합리적인 주식투자를 시작한다.'
'부업을 시작한다'
계획을 세운다.
좋은 직장을 잡고 싶다. 이직을 하고 싶다.
스스로 성취감을 얻고 싶다. 멋지게 살고 싶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
그래서
'매일 영단어 200개를 외운다.'
'매일 12시간씩 공부를 한다.'
'일주일에 두 번 학원에 다닌다.'
계획을 세운다.
즉, 계획이란 단순히 내가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적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현재 처해있는 문제 또는 개선해야 할 점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하기 위해 접근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
그냥 단순하게 전역하고 나서 하고 싶은 일들을 적으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다. 시작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계속 뒤에 적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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