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사람 일이 그렇다.
모든 것이 즐겁고 할만하다고 생각하던 게 정말 며칠 전인데,
어느새 정신차려보니 내가 조금씩 낭떠러지로 밀리는 기분에 봉착했다.
나는 상사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인턴이 되어가고 있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어떤 게 계기인지 명확하지 않다.
더 답답한 점은 그들이 나를 싫아한다는 것도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래서 더 어렵고 위축되기도 한다.
아마도 나의 몇몇 행동들이 상사들에게 그다지 좋게 보이지 않았나보다.
퇴근 시간이 돼서 나간 것이 계기일지도 모른다.
한 달 동안 가라는 말을 듣고 나가다가 시간 맞춰 나간 것이 불편했을 수 있다.
그런 어른들은 종종 있고 이건 같은 또래들 중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내가 말하는 스타일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나는 처음 만나는 사람들 앞에서는 조금 굳는 편이다.
특히 어른들 상대로는 더더욱 그렇다.
아무래도 첫 직장생활이고 너무 얼어있는 모습과
내 의도와 다르게 표현된 말투나 몸짓 등 무언가 내 안좋은 버릇이 있을 수도 있다.
입사하고 두 달 가까이 업무분장이 없었다.
회사에서 할 일도 없으니 잡무정도 하다가 남는 시간에는 정규직 전환 PT를 준비하고 있었다.
갑자기 지나가면서 툭 던진 한 마디가 다음이었다.
'너는 언제까지 그거를 하고 있냐? 시간이 남아도나 보네? 일을 더 달라고 말해야 되냐?'
정말 별 거 아닌 한 마디지만 숨이 턱 막혔다.
나의 잘못인가? 갑자기 왜 저러지? 내가 계속해서 안좋게 보일 행동을 하고 있었나?
가뜩이나 우리 사업부는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다.
다들 일은 많은데 성과는 그만큼 따라오지 못하고 여러모로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다.
일을 배우려고 물어보고 눈치껏 하려니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안되는 건 너무 많다.
마음같아서는 상사 욕만 하고 싶지만 나도 잘못이 없는 건 아니다.
다들 바쁘게 일하는 가운데 내 마음이 불편하다고 몇 번 일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화장실도 너무 자주 다녀오고 점심시간에 제일 먼저 나가고, 퇴근도 시간 맞춰 한 적도 종종 있다.
오늘은 업무 결재가 반려된 적이 있었다.
중간에 잘못된 것이 있어 내 바로 위 결재라인 담당자가 직접 요구해서 반려된 것인데..
왜 반려됐는지 직접 전화해서 확인해보라길래 사정을 설명했다.
근데 아차 싶었다.
그냥 결재가 반려되었을 때 해야되는 행동을 알려주려던 것일 수도 있는데,
마치 나는 확인하기 싫어서 상사 말에 말대답한 꼴이 됐을까 걱정이 됐다.
행동 하나하나 신경을 너무 많이 써야 한다.
누구는 편하게 하라고 하고, 누구는 나를 감시하듯 바라보고.
이러니 더더 위축된다.
누구나 이러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단순하게 내가 그냥 요령 또는 눈치가 부족한 것일 수도 있다.
회사는 놀러오는 곳이 아니다. 배우러 오는 곳도 아니다.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나 또한 회사가 태어나서 처음이다.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마음이 불편하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다.
나는 내가 해야하는 일들에 집중해야 한다.
오늘은 퇴근하고 운동을 하러 가야겠다.
마음이 복잡할 때는 땀을 흘려야 한다.
이미 실수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지금부터 더 잘하는 것 뿐이다.
내가 걱정하는 일들이 그리 큰 일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또한 나와 같이 고생하는 모든 사회초년생들이 화이팅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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