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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지

2025.06.05(목) 신입사원으로 살아남기 [입사 4개월차: 퇴사, 그리고 이직] 본문

일상/직장생활(금융권)

2025.06.05(목) 신입사원으로 살아남기 [입사 4개월차: 퇴사, 그리고 이직]

음악과 돈을 좋아하는 여의도 직장인 2025. 7. 22. 19:25

기록적인 더위와 폭우 속 고통도 잠시,

언제 그랬냐는 듯 지난주를 잊어먹은 매미는 한여름 소리를 낸다.

 

스무살 겨울 이후 군입대를 한 순간부터

오늘까지 장장 5~6년간 매일 든 생각이 있다.

 

"하루하루 쉽지 않네. 이거보다 더 바빠질 수 있을까."

 

감히 이야기 하는데,

매년 조금씩 더워지는 여름 기온처럼 내 하루도 매년 가빠지고 있다.

 

갑자기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는 이유는 장장 3달만에 포스팅하는 신입사원 일기가

갑자기 퇴사와 이직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렇다. 나는 첫 번째 직장을 퇴사했다.

처음이라 힘들고 걱정도 많았던, 그리고 무엇보다 배우는 점 많았던 직장은

 

다시는 돌아올 일 없는 장소가 되었다.


[지난 포스팅 이후 ~ 두 번째 채용 합격까지]

업무분장 없이 벽만 보면서 지내던 두 달이 지나고,

3개월차부터 거짓말처럼 바빠졌다.

 

정말 회사가서 정신없이 일하고 배우고 출장가고

하루하루가 정말 짜릿했다.

 

짜릿하다가 긍정적인 표현으로 많이 쓰이는데,

이건 마치 빙수먹다가 머리가 아파오는 느낌이다.

 

어쩔도리 없이 일이 쏟아지고 나는 그걸 하나하나 쳐내는데 하루가 지나간다.

집이 멀리 있는 만큼 빨리 집을 가고 싶었지만

 

그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영역이 이미 아니었다.

근데 더더욱 나를 지치게 하는 건 일을 아무리해도 일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이었다.

 

당연한 일이다.

그래봤자 일 본격적으로 배우고 시작한지 1~2달 남짓.

 

프로처럼 일하려고 하면 다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도 프로같은 자세로 일을 해야 되지 않겠는가?

 

아무튼 일은 많고 처리하기 급급한데, 내가 성장하는 느낌이 없다.

이렇게 지치고 힘든 와중에도 퇴근하고 도서관에 가서 자격증 공부했다.

 

쉼없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퇴고하고 제출했다.

증권사, 은행, 카드사, 캐피탈사, 체험형 인턴 등등..

 

회사 생활에 조금 적응되고 나서 3달간 정신없이 이곳저곳 지원했다.

두 군데서 서류 합격 연락이 왔고, 한 군데에 최종 합격했다.


[결과 발표 이후]

필기시험은 주말에 진행됐다.

기껏 공부해뒀던 ADsP 시험을 포기하고 필기 시험장으로 떠났다.

 

3일 밖에 공부를 못했는데 정말 운이 좋게 합격했다.

이건 실력이 아니다. 나는 확신한다.

 

면접은 월요일 오후 2시였다.

이를 위해 입사 후 첫 연차를 냈을 때 손이 떨렸다.

 

상사는 내 휴가 신청을 보자마자 바로 물어봤다.

"면접 보러 가니? 면접만 아니면 연차는 얼마든지 써도 돼."

 

일은 하루하루 더 바빠졌고, 기존 회사에서 진행중이던

전환형 인턴십 최종평가는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일하고, 공부하고, 지원하고, PT 준비하고..

어떻게 지냈나 싶다.

 

당시 회사가 나한테 잘못한 건 딱히 없지만..

어떻게든 탈출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던 것 같다.

 

몸이 알아서 움직여졌다.

기존에 다니던 회사 정규직 전환심사 결과 발표일과 지원했던 회사 결과 발표일이 같았다.

 

천만다행으로 두 결과 모두 합격.

현직장에서 정규직으로 지내느냐.. 새로운 직장에 인턴십으로 떠나느냐..

 

나의 선택은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증권사 인턴이었다.

사실 어려운 비교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기존에 다니던 회사는 좋은 직장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매우 중요한 가치를 만족시키지 못했고,

증권사는 내가 나름 오랜 시간 꿈꾸던 기업이니까.


[퇴사 과정]

퇴사는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

나와 함께 이직을 준비하던 동기형이 있었다.

 

그 형도 농협에 합격했다.

그리고 한 주가 지나고 나도 원하던 결과를 받았다.

 

처음 파트장님께 잠시 시간되냐고 물어볼 때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미 어느정도 예상했다는 듯 대답은 자연스럽게 돌아왔다.

 

"둘이서 해야 되는 이야기인거지? 1층 카페에 커피시켜 놨어. 잠깐 다녀오자."

 

우물쭈물 말을 꺼냈다.

당당하게 말하고 싶었는데 그럴수가 없었다.

 

그동안의 시간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증권사 면접과 전환평가를 앞두고 사무실에서 밤을 새던 날.

 

그리고는 지친 몸을 이끌고 사우나에 가서 2시간 자고 다시 출근.

와서는 다시 프로젝트 진행... 아찔했다.

 

자초지종 설명을 하니 곧 팀장과 실장, 인사팀 면담이 이어졌다.

혼내거나 그런 건 아니고.. 애초에 신입한테 그럴 이유도 없고..

 

왜 떠나게 되는지만 알려달라고 하더라.

그러고는 가서도 잘하고, 잘해낼 수 있을 거라고 응원해줬다.

 

그렇게 4일 뒤, 나는 퇴사했다.


[퇴사 당일]

마지막 출근길. 날씨가 신기할 정도로 좋았다.

 

 

생각보다 어려운 건 사람들과 인사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나를 너무 잘 챙겨준 사람들이 많아서 이야기를 꺼내기가 어려웠다.

 

마치 그들에게 상심을 주는 기분도 들었고,

그냥 인간적으로 헤어지는 것이 아쉬웠다.

 

퇴사하고 나서도 얼마든지 만날 수야 있다지만..

그게 그리 쉽지 않을 뿐더러 같은 사무실에서 지내는 것만 하겠는가.

 

사무실을 나올 때 인턴 동기들가 만났다.

느낌이 이상했다.

 

너무 친하고 만나면 편하던 동기들이

뭔가 어떤 표정으로 바라봐야 될지 모르겠더라.

 

그토록 떠나기를 바랬지만, 정작 그 순간이 오자 머뭇거렸다.

그럴 때마다 동기형이 얘기해줬다.

 

"그렇다고 남진 않을 거잖아. 기회가 왔을 때 미련없이 떠나라."

 

다양한 감정이 들었던 첫 직장에서의 마지막

 


[그 이후]

연휴동안 가족들과 쉬면서 채용 건강검진을 다녀왔다.

그리고 다음 회사 첫 출근 전 열흘 정도 남은 시간.

 

일본에 살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러 가기로 했다.

일본여행 이야기는 다른 포스팅에서 남기겠다.

 

현 직장 취업과정도 시간이 나면 글로 기록하고 싶다.

책도 읽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많다.

 

하루하루 즐겁다.